2008/06/02 16:56

촛불이라는 어설픈 수단으로 될 것 같으냐

진짜 자신들의 생각을 관철하고 싶다면 촛불로는 안된다.

자신들의 일과 학업이 끝난 밤 시간에 집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르다.

낮에 자신의 일은 다 끝나고 밤 시간을 이용해 촛불을 키겠다고?
웃긴다.

낮에 학교 수업을 다 마치고 밤에 촛불 들고 쪼르르 나오겠다고?
웃긴다.

물론 밤시간에 촛불 문화제에 참여하고, 새벽 가두행진에 동참하느라 몸이 녹초가 되고 다음날 일과에 지장이 오기에 그들 또한 여러가지를 포기했다고 변명할 수 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집권 정권에게 진짜 자신의 생각을 관철한다는 것의 의미는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일과 학업까지 포기했다는 것 까지 밝히는 것이다.

미선, 효순이 사건까지 거슬러 올라가보자.
밤은 어둡기 때문에 자신들이 미군과 현 정부에 대한 항의 의사를 밝히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증명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좋지 않았다. 그래서 촛불이 등장하게 됬다. (물론 근조의 의미이기도 했다.) 한명이 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하나의 촛불이 사용되는 것이다. 촛불 하나는 한명이 되고 촛불 두개는 두명이 되고 촛불 백개는 백명이 되고 촛불 만개는 만명이 되는 것이다.
아, 물론 양손에 촛불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뭐 그저 열정이 과하구나 이해하자.

촛불시위는 21세기형 신 시위로써 세련된 면모를 보여줬다.
일단 첫째, 촛불이 가진 상징성으로 평화적인 시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시위의 장을 열었고
둘째, 생업에 영향을 받지 않는, 즉 낮에 일하다가 밤 시간을 이용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촛불 시위의 평화성은 아주 높게 친다. 남녀노소 누구나 촛불 하나만 준비하면 참여할 수 있고 생업에 방해를 받지도 않는다. 진정 시위라는 것을 문화제로 승화시킨 세련된 수단이다.

하지만 촛불 시위는 문화제이기에 한계를 가지고 있었고 결국 이번 사태를 통해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저것은 문화제이니깐' 하고 가볍게 웃어 넘기게 되고 시위 참여자들은 시위 참여자 나름대로 '이대로는 약하다'라고 생각해 거리로 뛰쳐나가게 되고 경찰은 경찰 나름대로 '일몰 이후 집회는 불법이니깐' 하고 진압 명분을 얻게 되고 조중동은 조중동 나름대로 '평화시위가 폭도로' 변하게 된 것이다.

시위라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거부하여 현 지도층들에게
"아, 이러다가 정말 국가가 전복될 수도 있겠구나" 라고 위협하는 수단 중 하나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일과가 끝나는 밤 시간을 이용한 촛불 시위로 지도층들에게 위협을 줄 수 있을 것 같은가?
천만에.
촛불 시위 백날 해봐야 낮에는 자신들의 일을 하는 이상 나라는 잘만 돌아간다. 오히려 자신들의 영달은 놓치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나라 하는 꼴은 맘에 안들어 하는 모순덩어리 집단으로 보일 뿐이다. 오히려 시위가 문화화되어 의사 표현의 수단이라기 보다는 어느새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 해소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는가?

즉, 촛불시위라는 것은 특정 사안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다수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에는 효과적일지 모르겠지만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한 관철의 수단으로써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촛불시위 이후 자연스레 거리로 나오게 되면서 경찰들에게 진압 명분을 주고, 게다가 밤이기 때문에 어떠한 폭력 행위도 어둠에 감춰진다.

자, 그럼 일도 안하고 낮에 나와서 시위하라고?
원래는 그게 맞는거다.
자기 일 다하고 밤에 나와 시위까지 하겠다는거는 이것도 하고싶고 저것도 하고싶어서 요리 조리 눈치보는 어린아이의 사고방식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자들을 위한 명언이 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by 버나드 쇼

정말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고 싶다면 그 정도의 댓가는 치루고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댓가를 치르고 싶지 않다면 그냥 방관하라. 여론조사같은 것을 할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작은 댓글 하나로도 충분하다.
나는 한국이 겁쟁이들의 사회가 되었다고 믿고싶지 않다.
나는 대한민국의 정의가 죽었다고 믿고 싶지 않다.

다들 밤에는 푹 자자. 그리고 태양이 떠있을때 거리로 뛰쳐나오자. 쇠파이프 같은거는 들지 말고.
개인적으로 거리에 앉아서 가부좌를 트는게 어떤가 한다.

p.s. 개인적으로 FTA 찬성론자였기에 이번 사태에 대해 방관만 하다가 간만에 쓰니 글이 다소 격양된 감이 있습니다.
p.s.2. 원래 사막의 독수리라는 필명으로 http://iskyark.com/blog 에서 블로깅을 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블로그를 접고 있었습니다. 지금 호스팅 만기가 되서 접속이 안됩니다만 기억해주시는 분이 있었으면 좋겠군요.
p.s.3. 나는 밤에 일하는데 나갔다, 니가 나와서 해봐라 이런 소리 하는 분들은 가볍게 무시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운영 원칙상 어떤 욕을 써도 삭제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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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9 17:37

Tistory쪽 운영은 나중에~

Tistory 블로그는 나중에 쓸 필요가 생기면 그 때 활용할 예정입니다.

이곳으로 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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